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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글 4768호 - 겉 모습으로의 판단소소한 일상/좋은글 2020. 3. 21. 21:14
한 중년 여인이 어린 남자 아이를 데리고
어느 대기업 건물 앞에 있는 정원의 벤취에 앉아
성난 표정으로 아이를 훈계하는 중이었다.
마침 근처에서는 한 노인 분이 정원의 나무를 손질하고 있었는데,
그 여인이 핸드백에서 화장지를 꺼내더니 손을 닦고는
노인이 일하는 쪽으로 휙 던졌다.
노인은 황당한 표정으로 여인이 있는 쪽을 돌아 보았지만
여인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심드렁하게 노인을 쳐다봤다.
노인은 아무 말없이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 바구니에 집어 넣었다.
잠시 후, 여인은 아이의 코를 훔친 화장지를 또 던졌고
노인은 역시 묵묵히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렸다.
노인이 막 관목 손질용 가위를 집어 드는 순간,
세 번째 화장지가 또다시 그의 눈앞에 툭떨어졌다.
여인의 무례한 행동이 반복되는 동안 노인은 언짢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여인이 아이에게 나무를 손질하는 노인을 가리키며 말하기를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너 잘 봤지?
어릴 적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저 할아버지처럼 미래가 암울해.
평생 저렇게 고단하게 비천한 일을 하며 살게 돼."
그말을 들은 노인은 손에 잡은 가위를 내려놓고 그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부인, 이곳은 회사 소유의 정원이라 직원들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거야 당연하죠. 전 이 회사 소속 계열사의 부장이에요. 산하 부서에서 일한다구요."
그녀는 목에 잔뜩 힘을 준 채, 거만하게 신분증을 흔들어 보였다.
"휴대전화 좀 빌려 주시겠소?"
노인이 그 여자에게 부탁하자,
여인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노인에게 휴대전화를 건네 주었다.
그 여자는 이때다 싶어서 기회를 이용해 아들에게 한 마디 더 덧붙였다.
"저렇게 나이가 들었는데도 휴대전화 하나 없이 궁색하게 사는 꼴 좀 봐라.
저렇게 안 될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해. 알았지?"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노인은 통화를 끝낸 후,
"고맙다"며 휴대전화를 여자에게 돌려 주었다.
그런데 잠시 후, 한 남자가 급하게 달려와 노인 앞에 예의를 갖추었다.
노인은 그 남자에게 말했다.
"저 여자를 당장 회사에서 해고시키게."
"알겠습니다. 지시하신 대로 처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노인은 아이 쪽으로 걸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의미심장하게 속삭였다.
"세상을 살아 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란다."
이 짧은 한 마디만 남기고, 그는 유유히 사라졌다.
여인은 눈앞에 벌어진 뜻밖의 상황에 너무도 놀랐다.
달려온 남자는 그룹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임원이자 그녀와도 잘 아는 사이였다.
여인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어째서 당신은 저 정원사에게 그렇게 깍듯이 대하는거죠?"
"무슨 소리야? 정원사라니? 저 분은 우리그룹의 회장님이셔."
"뭐라고요? 회장님?"
여인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벤치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겉 모습만 보고 판단한 한 순간의 실수로 평생 직장을 날려버린 것이다.
지위나 신분을 보고 사람을 존중해서는 안된다.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타인에 대한 존중은 삶의 필수조건인 것이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존중의 정도를 조절하는
비인간적인 기회주의자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타인을 존중하는 것이 곧,나를 존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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